작년 11월쯤, 나에게 5~6통의 같은 내용의 메일이 왔었다.
그중 한 통만 정식 메일함에 분류되었고 나머지는 스팸으로 분류되었던 터라 그렇게 신경 쓰지 않았는데 대략 내용은 이러했다.
자기네들은 변호사 사무실인데 최근 중국에서 내 상표권으로 등록이 시도되었기에 알려주고, 권리를 잃고 싶지 않다면 이의신청과 빠른 선제 등록이 필요하다고. 필요한 서류와 절차가 궁금하다면 답신을 이른 시일 내에 주어야 한다고.
초기 대응을 안 한 이유는 다음과 같았다.
1. 중국에 딱히 진출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지 않았다.
2. 스팸메일에 들어가 있기도 하고 내가 지금 한국 메이저급 주얼리 회사가 아닌 신생 디자이너 브랜드인데 굳이...? 하는 생각에 스팸일 것 같음
3. 주변 디자이너들에게도 물어봤는데 스팸일 가능성이 높을 것 같다는 이야기.
그래서 그냥 그러라 하고 있었는데 종종 잊을만하면 리마인드 메일이 와서 약간 거슬리려고 하는 와중에,
2024 F/W 서울 패션위크 트레이드 쇼에 참여하였는데 그때 중국인 바이어들이 특히 많이 관심을 가졌었고, 후에 에이전시에서도 중국 회사가 접촉을 희망한다는 둥 중국 관련 이슈가 많아지면서 문득 불안해져서 스팸이더라도 내용을 한번은 확실히 짚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알음알음 물어서 아시는 변리사분들과 한국 상표권 관련하여 수수료 물어보다가 곁들여 여쭤보았는데 딱히 관심도 없으신 거 같았고 맞을수도 아닐수도 있다는 애매모호한 답변을 받아 답답하던 차에, 메일 정리를 하다가 관련하여 한국 변리사 회사에서 메일 보냈던 것을 발견하고 상담 예약을 하였고, 바로 다음 날 이 건으로 상담을 받을 수 있었다.
엄청 친절하신 변리사님 말씀으로는,
1. 중국 광저우 무역회사에서 작년 7월 25일 중국 특허청에 chambriller1928로 등록을 신청하였음
2. 하지만 다행히 중국 기관 쪽에서 신청 거절을 한 상태로
3. 현재 상표는 등록이 되어있지 않아 선점하려면 지금 빨리 진행하는 게 좋을 거라는.
아니... 프랑스어 합성어로 만든 브랜드 명인 데다가 주얼리 디자이너로 진로를 잡는데 할머니의 영향이 컸기에 할머니의 출생 연도인 1928을 붙인 건데 그걸 그대로 따라 하다니. 매우 어이도 없고 욕도 나오는 황당한 상황.
거절당한 이유가 무엇인지는 신청한 당사자에게만 전달이 되기 때문에 우리가 알 수 없지만 우리도 같은 이유로 신청할 경우 거절을 당할 수도 있기 때문에 로고를 좀 더 보완하여 내는 것을 추천한다는 말씀이었다.
고민이 시작되었다.
[상표권을 선제 등록한다]
*중국 시장이 작은 시장도 먼 시장도 아닌데 언젠가는 진출할 거고 지금도 바이어들이 몰리는 상황인데 기회라 생각하고 미리 따두는 게 추후 편하고 지혜로운 선택이지 않을까.
vs
[등록을 포기한다]
*중국 시장이 생각보다 보수적이고 현재도 그리고 장기적인 관점에서도 경기가 회복 추세가 아니기 때문에 굳이 돈을 들여가며 획득할 필요까진 없지 않나. 브로커들 입장에서도 한번 거절되었는데 두 번째로 돈 들여가며 등록할 이유는 없을 테니 일단은 두고 본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직도 고민 중이다.
지금은 미리 등록하는 쪽으로 기울어지고 있긴 하지만 울화통도 터지고... 일단 구정이 지나면 변리사님한테 전화해서 중국 쪽 브로커인지 변호사인지가 한 말 전달해 보고 어떤 상황인지 좀 더 파악하고 진행해야겠다.
정말 고민되어서 (어떻게 보면 고민할 여지가 크지 않은 일일 수도 있지만) 주변 대표님한테도 여럿 물어보았는데 중국 쪽이 아닌 곳도 있겠지만 잔금 처리나 일하는 스타일이 깔끔하지 않았다는 경험담도 있고... 참... 갈 길이 멀었는데 이런 고민할 거리를 던져주다니... 다시 욱 하는 중.
최근에 미뤄두고 있던 한국 상표권 진행을 두 개 브랜드 다 스스로 했기에 혹시 중국 상표권도 혼자서 할 수 있거나 아니면 크몽같은 곳에서 조금 더 저렴하게 진행이 가능한지 알아보았다. 일단 중국 상표권 셀프 취득의 경우
상표 검색:
중국 국가지식재산권국(CNIPA)의 상표 검색 시스템을 통해 출원하려는 상표가 이미 등록되었는지 확인.
출원 서류 준비: 상표 출원을 위해 필요한 서류를 준비. 주요 서류로는 상표 출원신청서, 상표 그림 또는 명칭, 상표 사용내역, 출원인 신원 증명 등.
출원 단계:
CNIPA 웹사이트(http://www.cnipa.gov.cn)에 접속하여 온라인 출원을 진행. CNIPA 웹사이트에서는 상표 출원신청서 양식과 안내서를 제공함.
온라인 출원 양식을 작성하고 필요한 서류를 첨부하고 출원서류를 올바르게 작성하고 신속하게 제출하는 것이 중요.
출원료를 결제하고 출원을 완료합니다.
심사 및 공고 단계:
CNIPA에서는 상표 출원을 심사하고, 심사 통과 시 해당 상표를 공고하여 이의 제기 기간을 연다. 이때 이의가 제기되지 않으면 신속하게 다음 단계로 진행.
등록 단계:
이의가 제기되지 않거나 이의가 처리된 경우, CNIPA는 최종적으로 상표를 등록하고 등록증을 발급.
상표 출원은 정확성과 신속성이 매우 중요. 따라서 출원서류를 올바르게 작성하고 신속하게 제출하는 것이 필요. 출원 전에는 가능한 상세한 상표 검색을 통해 출원 가능성을 평가하는 것이 좋다. 또한, 출원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이의나 심사에 대비하여 출원자 스스로 충분히 이해하고 준비하는 것이 중요.
라고.
다만, 한국과 중국의 셀프 등록의 난이도 면에서 봤을 때, 출원 절차의 복잡성이나 언어와 문화적인 장벽, 그 밖의 지식재산권 보호에 대한 인식 정도의 차이가 있다고 하여 셀프보다는 역시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게 좋겠다는 결론... 게다가 들어보니 한번 어긋났을 경우 여러모로 시간과 비용 등에서 상당한 소모가 있다고 하니 아예 처음부터 역시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걸로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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